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바 있는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인질(억류자)을 석방했지만 미국이 북핵 문제에서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씨는 11일 게재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의 석방이 큰 뉴스이기는 하지만, 미국에 있어 북한의 핵 개발과 인질의 석방은 별개의 문제"라며 "인질 석방 때문에 핵 문제에서 양보를 했을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도 인질은 미국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 정치적으로 부담이었을 것"이라며 "북한이 이번 인질 석방을 통해 미국과 관계 개선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교사인 배 씨는 2012년 11월 북한에 입국해 '반공화국 적대 행위'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평양 근교 교화소에 수용됐다. 북한은 이후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방북을 계기로 그를 석방했다.
배 씨는 "북한의 검사로부터 '외국인이 견딜 수 있는 교화소 생활을 최대 3개월로 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나 역시 교화소 생활 첫 3개월 동안 체중이 27㎏ 줄었다"며 "이번 석방자들 역시 심리적, 육체적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석방된 3명 중 1명은 스파이 행위가 인정됐음에도 나보다 가벼운 10년 형을 받았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재판이 없었던 것으로 봐서 기소할 만큼의 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도 억류를 당했다"며 "이런 점으로 미뤄 북한이 이들을 외교 카드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배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북자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도 언급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미국의 적이 북한 정권이지 북한 사람들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10회 제네바 '인권과 민주주의' 서밋(제네바 AP/키스톤=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국제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 10회 제네바 인권과 민주주의 서밋에서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선교사가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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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5/11/0200000000AKR20180511048900073.HTML?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