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북한, 美인사 오면 인질들 미리 병원 보내 치료… 억류 3인 호텔 데려갔다면 석방 임박했다 봐야"

['판문점 선언' 이후]

'北서 2년 억류' 케네스 배 인터뷰 "인질 잘 지낸 것처럼 보이려 조치"

 

케네스 배
"미국에서 고위 인사가 방문하면 북한은 감옥에 있던 미국인 인질들을 미리 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해줍니다. 억류됐지만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겁니다."


'국가전복죄'로 북한에 2년간 억류됐다 2014년 풀려났던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사진)씨는 3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이 호텔이나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사실이라면 석방이 임박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도 "석방 직전에 6주 전부터 병원으로 옮겨져 회복 치료를 받았다"며 "결국 무산됐지만 2013년 8월 로버트 킹 미 대북인권특사의 방북을 앞두고서도 병원에서 3주 동안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12년 11월 방북했던 배씨는 컴퓨터 외장 하드에 있던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가 문제가 돼 체포됐고,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방북했을 때 풀려났다. 그는 "감옥에서 오전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콩밭에서 일하거나 석탄 창고에서 석탄을 나르는 노역을 했다"며 "음식은 적게 주고 일을 많이 시키니 3개월 만에 체중이 24㎏이나 빠졌다"고 했다.

배씨는 현재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들과 관련, "2015년 10월에 체포된 김동철 목사는 재판에서 10년형을 선고받고 평양 외곽의 '외국인 특별교화소'에서 노역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4월과 5월에 체포된 김상덕·김학송씨는 매일 반성문을 쓰면서 사상 개조를 받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배씨는 "북한이 미국인 인질을 잡는 이유는 미국과의 협상에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조사관들은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제발 구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사정하는 내용의 편지를 쓰도록 유도했다. 또 구출을 호소하는 인터뷰 영상도 촬영해 공개했다"고 했다. 그는 "재판 때 북한 검사도 '모든 건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우릴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여기는 점을 감추지 않았다"고 했다.


배씨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거론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국적 납북자들의 석방 문제를 함께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기사원문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4/20180504002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