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49) 선교사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2012년 11월 관광객을 인솔해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포돼 국가전복 음모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강제노역에 동원돼 복역생활을 하다가 735일 만에 석방됐다.
25일 서울 구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배 선교사는 “이번 회담은 핵무기 포기, 평화 정착이 주요 과제이며 연이어 북·미 정상회담도 열린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라며 “핵 폐기가 선언되고 이에 따른 실질적 조치가 나온다면 한반도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인권 문제도 의제로 포함돼야 한다. 북한 인권 개선 없이 상호 존중만 하는 것은 고통받는 북한 주민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주민의 아픔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억류 당시 만났던 북한 주민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삶이 윤택하고 자유롭게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배 선교사는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한국계 미국인에 대한 석방 논의가 활발한데 정작 우리 국민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다”며 “억류된 한국인들은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다. 정상회담에서는 이들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 선교사는 지난해 10월 비정부기구(NGO)인 ‘느헤미야 글로벌 이니셔티브(NGI)’를 미국에서 설립했다. 지난 1월엔 한국사무실을 열고 탈북민 돌봄과 구출, 회복 활동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 성경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이사야 40장 1∼2절 말씀을 읽었다. “내 백성을 위로하라 그 노역의 때가 끝났고…. 올해가 통일의 문을 여는 원년이 되길 소망합니다.”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기도의 불을 더욱 붙여 달라”며 “통일의 그날까지 사람을 키우고 말씀 전할 채비를 하자”고 당부했다.
신상목 기자 [email protected]